최근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와 Realtor.com이 공동으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전역의 주택 시장이 중산층 가정에 보다 적합한 방향으로 회복되기 위해서는 25만 5,000달러 이하의 주택이 약 41만 6,000채 추가로 공급되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캘리포니아 리폰 지역에서 새 보금자리를 마련한 줄리아 씨와 스콧 휘트널 씨 부부는 이러한 현실을 직접 체험한 사례입니다. 두 분 모두 공립학교 교사로 근무하며 연소득이 14만 달러에 이르지만, 약 50만 달러에 달하는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생활비를 줄이고 여름 캠프에서 부수입을 얻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했습니다.
줄리아 씨는 “주택을 소유하는 것은 저희에게 오랫동안 꿈이었습니다. 특히 캘리포니아에서는 더욱 어려운 일이었죠. 그러나 결국 우리는 해냈고, 매우 기쁩니다.”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들 부부의 사례는 여전히 예외적인 경우에 속합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연소득이 7만 5,000달러에서 10만 달러 수준인 중간 소득 가구의 경우, 대부분의 주에서 감당 가능한 주택의 수가 현저히 부족한 실정입니다. 이는 교사, 간호사, 숙련 기술자 등 사회 필수 직종 종사자들조차 주택 구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현재 중산층 가정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주택은 전체 매물의 약 21.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2019년 약 50%에 달했던 수치에 비해 절반 이하로 감소한 것입니다. 다만, 2024년의 20.8%에 비하면 소폭 상승한 수치입니다.
지역별 격차 여전… 캘리포니아·하와이 가장 심각
보고서는 지역별로 주택 경제성 격차가 크게 나타나고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캘리포니아, 하와이, 아이다호, 매사추세츠, 몬태나 등 일부 지역에서는 중산층 가구가 구입 가능한 매물이 전체의 12% 이하에 불과한 반면, 일리노이, 인디애나, 아이오와, 오하이오, 웨스트버지니아 등에서는 해당 가구가 전체 매물의 절반가량을 구입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편, 애리조나, 콜로라도, 델라웨어, 플로리다, 유타 등 일부 주에서는 적절한 가격대의 주택 공급이 늘어나며 시장 균형이 점차 회복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왔습니다.
NAR 수석 경제학자인 나디아 에반젤루(Nadia Evangelou) 씨는 “여전히 많은 지역에서 중간 소득 가정이 실제로 감당할 수 있는 주택과의 괴리가 큽니다. 현재는 위기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문제 해결까지는 갈 길이 멉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중산층의 주거 현실, 생활의 어려움으로 이어져
뉴욕 롱아일랜드에서 간호사로 근무 중인 헤더 씨는 월세와 보육비 부담으로 인해 주택 구입은 꿈도 꾸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부부가 합산하여 연 17만 달러를 벌고 있음에도, 월 4,400달러의 임대료와 2,000달러에 달하는 보육비로 인해 생활에 여유가 없다는 것이 그녀의 설명입니다.
그녀는 “제가 자란 고향에서조차 집을 마련할 수 없다는 사실이 매우 안타깝습니다. 이곳에서 일하고 세금도 내고 있지만, 내 집 마련은 여전히 너무나 먼 이야기처럼 느껴집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긍정적인 변화도
오하이오 북서부에 거주하는 애슐리 씨와 트리스탄 조나스 씨 부부는 수차례의 좌절 끝에 최근 25만 2,000달러의 주택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연소득 약 14만 달러를 바탕으로 한 이들의 주택 구입은, 적절한 시점에 시장에 나온 매물과 낮은 경쟁률 덕분이었다고 애슐리 씨는 전했습니다.
교사와 간호사 등 필수 인력을 위한 주거 지원 절실
교사들의 주거 문제는 교육의 질과도 직결됩니다. 콜로라도주 글렌우드 스프링스에서 근무 중인 오텀 리베라 씨는 20년 경력의 교사이자 ‘올해의 교사’ 수상자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주택 가격으로 인해 내 집 마련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토로했습니다. 현지 타운하우스 가격은 70만 달러를 넘어서며, 이는 2019년 대비 두 배 이상 상승한 수치입니다.
이에 일부 교육구에서는 교사를 위한 저렴한 임대 주택을 제공하거나, 주택 마련을 위한 저축을 장려하는 등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교사 급여 인상, 일부 지역에서는 효과 나타나
뉴멕시코주 앨버커키에서는 2019년 이후 초임 교사 급여가 60% 인상되며, 주택 구입 여건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동안 주택 가격 역시 65% 상승해 여전히 격차는 존재합니다. 디트로이트에서는 교사 급여를 최대 50% 인상한 결과, 해당 도시는 초임 교사에게 가장 적절한 거주 지역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다만 전국적으로 보면, 최근 5년간 교사 급여는 평균 24% 인상된 반면, 주택 가격은 같은 기간 47% 상승하여 격차가 더욱 벌어진 상황입니다. 전국교사품질위원회의 대표 헤더 페스케(Heather Peske) 씨는 “주거 비용 부담으로 인해 우수한 교사들이 교육계를 떠나고 있으며, 이는 학생들의 학습 기회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라고 경고했습니다.
중산층 주택 시장의 정상화, 장기적 접근 필요
전문가들은 미국 주택 시장이 보다 균형 잡힌 구조로 회복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특히 중산층과 필수 노동자들이 실제로 거주 가능한 주택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민간 부문 간의 긴밀한 협력이 절실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