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첫 일정은 교회 예배
백악관 앞서 바이든 부부와 기념촬영
“대통령직을 성실히 수행하고 모든 능력을 다해 미국의 헌법을 보전하고 수호할 것을 엄숙히 맹세합니다. 신이어 도와주소서(so help me god).”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이 20일 워싱턴 DC 의회 의사당 내 중앙홀(로툰다)에서 열렸다. 트럼프는 이날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 앞에서 진행한 취임 선서를 통해 47대 대통령에 공식 취임했다. 이날 취임식은 북극 한파로 인해 40여 년 만에 실내에서 열렸다. 조 바이든 대통령 부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조지 부시 전 대통령 부부,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부부 등 내빈 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멜라니아 여사를 비롯한 트럼프 일가와 내각 주요 직위 지명자, 빅테크 인사 등도 참석했다.
트럼프는 취임 당일인 이날 워싱턴 DC 백악관 인근 교회 예배로 첫 일정을 시작했다. 트럼프와 멜라니아는 이날 오전 8시40분쯤 백악관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에서 나와 대기하던 차량에 올랐다. 트럼프 부부는 지난 18일 플로리다주(州) 마러라고에서 공군기를 타고 워싱턴 DC로 이동, 백악관에 4년 만에 복귀하기 전까지 이틀 밤을 여기서 머물렀다. 트럼프는 검은색 코트에 자주색 넥타이를, 멜라니아는 네이비색 코트에 흰색 테두리 장식이 된 검은색 원형 모자를 쓴 모습이었다. 멜라니아는 전날 알링턴 국립묘지 내 ‘무명 용사의 묘’ 헌화에서는 디올 케이프 코트에 붉은색 밑창이 돋보이는 크리스찬 루부탱 하이힐을 신어 눈길을 끌었다.
차에서 내린 트럼프 부부는 손을 잡고 교회 정문 앞에서 교회 관계자의 안내를 받으며 입장했다. 백악관 북쪽 라파예트 광장 건너편에 위치한 세인트 존스 교회는 4대 제임스 매디슨 대통령 이후 역대 대통령들이 거의 모두 찾은 ‘대통령의 교회’다.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은 남북전쟁 기간 내내 이 교회에서 저녁 기도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취임식 당일 대통령 당선인이 예배에 참석하는 건 1933년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 때 시작된 전통이다. 트럼프는 2017년 취임식을 앞두고도 이곳에 찾아 첫 일정을 시작한 바 있다. 이날 현장에는 J D 밴스 부통령 당선인 부부, 트럼프의 막내 아들 배런, 장녀 이방카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 부부 등도 함께했다. 또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립자, 팀 쿡 애플 CEO 등 빅테크 거물들도 모습을 비췄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트럼프는 예배 후 백악관으로 이동해 바이든 부부와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눴다. 바이든 부부가 백악관 현관에서 대기하다 트럼프 부부를 맞았는데, 바이든은 트럼프가 차에서 내리자 “집에 온 것을 환영한다”고 했다. 이어 서로를 포옹하고 인사를 나눈 뒤 나란히 서서 기념 촬영을 했다. 이 회동에 앞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부부도 백악관에서 밴스 부부를 맞이했다. 퇴임하는 대통령이 당선인을 백악관으로 초대하는 전통은 1837년 7대 대통령인 앤드루 잭슨과 8대 대통령인 마틴 반 뷰런 사이에서 시작됐다. 트럼프는 2021년 선거 결과에 불복해 이 전통을 따르지는 않았다. 바이든은 이날 트럼프에 별도의 편지도 남겼는데 기자들과 만나 “그것은 나와 트럼프 사이의 일”이라며 내용은 함구했다.
출처: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