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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일단 진정시켰지만… 美서 우려 커지는 ‘R의 공포’

글쓴이 운영자

트럼프 갈지자 행보, 불확실성 커져

트럼프 정부발(發) 관세 등으로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진단이 늘고 있다.

글로벌 대표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 JP모건 등은 “미국의 경기 침체 확률이 작년 말과 비교해 2배 가까이로 높아졌다”며 ‘R(Recession·경기 침체)의 공포’가 다가오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전망기관마다 자세한 지표는 차이가 있지만, 월가에서는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면 ‘경기 침체’라고 판단한다. 일각에선 트럼프 관세로 물가가 오를 우려가 반영되면 ‘S(Stagflation·고물가 속 경기 침체)의 공포’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미국 투자은행 TD 카우언의 제프리 솔로몬 대표는 최근 CNBC에 나와 “트럼프 관세가 올해 하반기까지 경제를 불황에 빠뜨릴 수 있다. 관세 관련 불확실성 때문에 기업 활동에 대한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7일 ‘2025 미국 통화 정책 포럼’에서 “(트럼프 정부가) 무역, 이민, 재정 정책, 규제 등의 정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예상되는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다”고 우려하면서도,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을 펼치며 시장을 진정시키려 노력했다.

◇경기 침체를 가리키는 지표들

7일 블룸버그,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외신에 따르면, JP모건이 분석한 최근 미국의 경기 침체 확률은 31%로, 지난해 11월(17%)보다 두 배 가까이로 높아졌다. 5년물 국채 가격, 주요 금속 가격, 소형주 주가로만 보면 50% 정도까지 올라간다. JP모건은 “미국의 경제 활동 지표가 약화하고 기업과 소비자 신뢰 지수가 이미 나빠진 상황에서 관세가 발효되면서 더 큰 타격이 발생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골드만삭스 분석 모델에서도 경기 침체 확률은 1월 14%에서 최근 23%로 뛰었다. 골드만삭스는 “경기 침체기에 급등하는 경향이 있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도 최근 5일간 20% 상승했다”고 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퀸스 칼리지도 경기 침체 확률을 연초 10%에서 최근 25~30%로 높였다. 투자회사 아폴로 매니지먼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토르스텐 슬록은 “가장 큰 하방 리스크는 정책 불확실성 때문에 소비자들이 자동차 구매를 중단하고, 식당에 가지 않고, 휴가를 가지 않고, 기업들이 고용을 중단하고 설비 투자를 중단하는 등 경제가 갑자기 멈출 수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7일 발표된 미국의 2월 일자리 증가 폭은 15만1000명으로, 월가 전망인 17만1000명에 못 미치며 경기 둔화 우려 전망에 힘을 실었다. 지난 2월 미 소비자심리지수도 64.7로 2023년 11월(61.3) 이후 최저 수준이다. 미국 성장률을 실시간으로 전망하는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GDP나우(Now)는 올해 1분기(1~3월) 성장률이 -2.4%로, 역성장한다고 예측했다.

경기 침체가 오면 소비 침체 등으로 기업 실적이 악화하기 때문에 주식 시장도 하락세로 돌아선다. 최근 5일간 S&P500과 나스닥은 3~4% 급락했다. BCA 리서치는 최근 5770대인 S&P500에 대해 “소비 약세로 인해 경기 침체가 닥치며 연말 S&P500이 4450 안팎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월은 “미국 경제 여전히 좋아”

이에 대해 트럼프 정부의 경제 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스콧 베선트 재무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우리가 물려받은 경제가 약간 둔화하기 시작하는 것을 볼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물론”이라며 경기 둔화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그 책임을 전임 바이든 정부에 돌렸다. 다만, 그는 관세로 인플레이션이 촉발될 우려에는 “일회성 가격 조정”이라고 했다.

파월 의장은 7일 “(연준은) 신호와 잡음을 구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불확실성 수준이 높아졌지만 미국 경제는 여전히 좋은 위치에 있다”고 했다. 월가 등 시장은 일단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한 R과 S의 공포를 파월이 진정시킬 수 있다는 데 베팅했다. 7일 다우평균은 0.52% 올랐고,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각각 0.55%, 0.70% 상승 마감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마케츠의 카일라 세더 자산전략가는 “일부 지표가 약세라고 해서 지금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고 해석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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