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주변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파킨슨병에 걸릴 위험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미국 의사협회저널(JAMA) 산하 네트워크 오픈(Network Open) 에 8일(현지시각)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골프장 반경 약 1.6km 이내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약 9.7km 이상 떨어진 지역에 거주하는 이들보다 파킨슨병 발병 위험이 126%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 세계 파킨슨병 환자 수는 1,100만 명을 넘어섰으며, 국내에서도 환자 수가 빠르게 증가해 올해 15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파킨슨병은 도파민을 생성하는 뇌 신경세포가 점차적으로 소실되며 발생하는 대표적인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주요 증상으로는 손 떨림, 느린 움직임, 근육 경직 등이 있습니다. 유전적인 요인뿐만 아니라 환경적 요인도 함께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남성의 발병률이 여성보다 약 1.25배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는 상태입니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은 골프장에서 사용되는 살충제에 대한 노출이 파킨슨병 발병과 연관이 있을 가능성에 주목했습니다. 골프장 인근 주민들은 오염된 공기나 식수를 통해 살충제에 포함된 화학물질에 노출될 위험이 더 높다는 설명입니다.
연구는 미국 미네소타주와 위스콘신주에 거주하는 파킨슨병 환자 419명의 거주지 주소를 분석하고, 건강한 성인 5,113명과 비교해 진행됐습니다. 연구진은 1991년부터 2015년까지 24년간의 건강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특히 골프장에서 1.6km에서 4.8km 사이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발병 위험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골프장이 위치한 지역의 상수도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경우, 그렇지 않은 지역의 주민보다 파킨슨병에 걸릴 가능성이 거의 두 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연구진은 이러한 차이가 골프장에서 사용되는 제초제 및 살충제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았습니다.
논문에 따르면, “오랜 기간 동안 유기인산염, 클로르피리포스, 메틸클로로페녹시프로피온산, 2,4-디클로로페녹시아세트산, 마네브, 유기염소계 살충제 등 파킨슨병 발병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진 다양한 농약이 골프장 유지관리에 사용돼 왔다”고 연구진은 밝혔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이전에 제초제 파라콰트(paraquat)와 살충제 로테논(rotenone)의 화학 성분이 신경퇴행성 질환과 관련 있다는 선행 연구 결과와도 일치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연구진은 “골프 코스에 가까울수록 파킨슨병 발병률이 높고, 거리가 멀어질수록 그 위험이 점차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며, “지하수 오염이나 공기를 통한 살충제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공중보건 정책이 인근 주민의 건강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국내에서는 골프장 인근 주택이 자연 경관과 접근성으로 인해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유전적 요인, 직장 또는 이전 거주지에서의 노출 가능성 등 주요 변수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점을 한계로 지적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