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과 애플을 상대로 고율 관세를 예고하면서 글로벌 무역 전쟁 재점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는 5월 23일 플로리다 연설에서 “EU와의 무역은 오랫동안 불공정했다”며 “오는 6월 1일부터 유럽산 수입품 전체에 대해 5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미국과 EU 간의 무역 협상이 사실상 중단된 상황이라며 “강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트럼프는 미국 기술 기업인 애플을 직접 지목하며, “아이폰을 포함한 애플 제품이 미국 내에서 생산되지 않는다면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애플은 미국 기업이며, 미국에서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럽연합은 즉각 반발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일방적인 관세 조치는 세계무역기구(WTO) 규범에 위배될 수 있으며, EU는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애플 역시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현재 아이폰의 대부분은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미국 내로 생산을 이전할 경우 막대한 비용과 시간 소요가 불가피하다.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은 “애플이 단기간 내 미국 생산 체제로 전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제품 가격 상승과 공급망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글로벌 공급망과 소비자 물가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하고 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무역 전문가는 “이 같은 보호무역적 접근은 단기적인 정치적 효과는 있을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미국 경제와 소비자에게 부메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의 이번 발언은 2024년 대선 재출마 이후 경제·무역 정책의 강경 노선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제사회는 트럼프가 집권 시절 추진했던 무역전쟁의 ‘복귀’를 예고하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