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미국 증시가 3월 11일(수)에도 비교적 차분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란과의 전쟁으로 유가가 다시 상승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큰 동요 없이 시장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1% 하락하며 이틀 연속 소폭 조정을 받았습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289포인트(0.6%) 떨어졌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0.1% 상승 마감했습니다.
최근 이란 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였습니다. 이번 주 유가는 2022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기도 했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회원국들이 비상용으로 비축한 원유 4억 배럴을 사상 최대 규모로 방출한다고 발표했지만, 시장은 페르시아만 지역의 원유·천연가스 공급이 완전히 재개되지 않는 한 안정을 찾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습니다.

이날 브렌트유는 4.8% 상승해 배럴당 91.98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4.6% 오른 87.25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시장의 초점은 이란 해안의 좁은 해협 ‘호르무즈 해협’에 집중돼 있습니다. 세계 원유 수송량의 5분의 1이 이곳을 통과하는데, 전쟁으로 대부분의 운송이 중단되면서 지역 저장 탱크가 가득 차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산유국들은 생산량을 줄이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란의 기뢰 부설 선박 10여 척을 격침했다고 밝혔고, 이란은 “적에게 단 한 리터의 원유도 보내지 않겠다”며 지역 원유 수출을 전면 차단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은 이미 다소 높은 미국의 인플레이션과 맞물려 있습니다. 3월 11일 발표된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해 시장 예상(2.5%)을 하회했으나, 연준의 목표치 2%를 여전히 웃돌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달 급등한 휘발유 가격은 아직 반영되지 않은 수치입니다.
웰스파고 투자연구소의 게리 슐로스버그 글로벌 전략가는 “올봄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인플레이션이 다시 튀어 오를 가능성이 크다. 전쟁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느냐에 따라 연말 인플레이션 수준이 결정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고유가와 함께 미국 기업들의 고용 둔화가 겹치면서 연준이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날 월스트리트에서는 대부분 주가가 하락했습니다. 캠벨 수프는 최근 분기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간식 사업 부진으로 올해 매출·이익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7.1% 급락했습니다.
반면 오라클은 예상보다 강한 실적과 클라우드·인공지능 수요 증가로 올해 매출 성장률 전망을 상향 조정하며 9.2% 급등해 시장 하락을 일부 상쇄했습니다.
최종 지수 마감가는 S&P 500이 6,775.80(5.68포인트↓), 다우존스 47,417.27(289.24포인트↓), 나스닥 22,716.13(19.03포인트↑)입니다.
유럽 증시는 하락 마감했으나 아시아 증시는 혼조세를 보였습니다. 독일 DAX는 1.4% 떨어졌고, 일본 닛케이225는 1.4% 상승했습니다.
채권 시장에서는 유가 상승 압력으로 국채 금리가 올랐습니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일 4.15%에서 4.22%로 상승했습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시점 전망도 뒤로 밀리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 인하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지만, 시장은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로 신중한 분위기입니다.
햄톤로드 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유가 급등이 장기화될 경우 인플레이션과 금리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관망세가 뚜렷합니다. 많은 분들이 “지금은 큰 움직임 없이 포트폴리오를 점검하고, 에너지 관련 종목과 방어주를 균형 있게 살펴보자”는 의견을 나누고 있습니다.
한인 투자자 여러분, 시장이 불안할수록 기본에 충실한 장기 투자 전략이 중요합니다. 필요하다면 지역 한인 증권 전문가나 재무 컨설턴트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