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자, 그동안 강조해온 ‘저유가’ 자랑에서 완전히 방향을 틀었습니다. 이제는 고유가가 미국 경제에 이익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생산국이다. 유가가 오르면 우리는 많은 돈을 번다”고 적었습니다.
불과 한 달 전인 국정연설에서는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2.30달러”라고 자랑했으나, 현재 미국 전역 평균 휘발유 가격은 3.60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불과 한 달 만에 50% 이상 오른 것입니다.

이번 급변은 트럼프 행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통할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입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로, 현재 대부분의 유조선이 통행을 기피하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12일 보고서에서 “유가 상승으로 올해 말까지 인플레이션이 높아지고 경제 성장률이 둔화되며 실업률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날 국제 벤치마크 유가(브렌트유)는 배럴당 100달러까지 올랐습니다. 전문가들은 “분쟁 종식 시점과 해협 재개통 시기가 불확실해 변동성이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며칠 동안 호르무즈 해협 관련 발언을 여러 차례 바꿨습니다. 월요일에는 “해협은 안전할 것”이라고 했고, 화요일에는 이란이 지뢰를 설치하면 “전례 없는 군사적 대응”을 하겠다고 위협했습니다. 수요일에는 에너지부 장관 크리스 라이트가 “미 해군이 유조선을 호위했다”는 거짓 주장을 SNS에 올렸다가 삭제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는 전략비축유(SPR) 1억7200만 배럴을 방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정도 방출로는 유가 상승을 막기보다는 일시적으로 안정시키는 데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에너지부 장관 크리스 라이트는 12일 CNN 인터뷰에서 “단기적으로 휘발유 가격이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이란이 더 이상 위협이 되지 않는 것이 미국과 중동에 큰 이익”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가 상승이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과거 그는 “고유가가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을 이기게 해줬다”고 말한 바 있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유가 상승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번 이란 전쟁으로 인한 유가 충격이 미국 경제와 트럼프 행정부의 지지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