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이민자 자녀 자존감, 생각보다 심각”… 김명화 교수, 한인 가정에 경고

글쓴이 운영자

“정체성 혼란이 정서 문제로 이어져… 자녀와의 ‘문화적 대화’ 절실”

이민자 가정에서 자라는 자녀들이 겪는 자존감 결여 문제가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명화 하버드대 교수(미국명 조세핀 김)는 “이민 2세, 1.5세 청소년들이 한국 문화와 미국 문화 사이에서 정체성 혼란을 겪으며 우울증, 섭식장애, 자살 시도 등 심각한 정서적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2007년 미국 버지니아공대 총기 난사 사건 당시 여러 언론의 자문을 맡았던 상담 전문가다. 그는 사건의 범인인 조승희에 대해 “한국 친구도, 미국 친구도 없이 철저히 고립된 상태였고, 누구와도 소통하지 못했던 인물”이라고 설명하며 “조승희보다 더 심각한 상태의 학생들도 여전히 상담 현장에서 만나고 있다”고 밝혔다.


“한인 청소년, 타 아시아계보다 자존감 낮아”

김 교수에 따르면, 한국계 남성은 다른 아시아계보다 우울장애 비율이 높고, 한국계 여성 청소년은 자존감 수치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문제의 근본 원인은 부모와 자녀 간 문화 충돌, 즉 ‘세대 간 갈등’에 있다는 것이 김 교수의 진단이다.

그는 “한국 문화에 익숙한 부모와 미국 사회 속에서 성장하는 자녀 간 소통이 부재한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며, “가정 내에서 정체성 교육과 문화적 대화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체성 혼란, 4가지 유형 중 ‘가장 위험한’ 경우는?

김 교수는 이민자 가정의 자녀들을 정체성 기준에 따라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1. Low American – High Korean: 한국 정체성은 강하지만 미국 사회 적응은 부족
  2. High American – Low Korean: 미국 사회 적응은 잘하지만 부모와의 소통 부재
  3. Low American – Low Korean: 어느 문화에도 소속되지 못한 외톨이 (가장 위험)
  4. High American – High Korean: 두 문화 모두 유연하게 오가는 이상적인 상태

김 교수는 “조승희가 바로 세 번째 유형, 즉 정체성 확립에 실패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꼽으며, “이런 유형의 청소년이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부모의 역할이 절대적”이라고 강조했다.


“부모도 변화해야… 사랑은 표현되어야 한다”

김 교수는 “대다수 한인 부모들은 애정 표현에 서툴다”며 “그러나 자녀의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말과 행동으로 사랑을 보여주는 것이 필수”라고 말했다.

그는 “자녀에게 미국 문화를 배우려는 자세,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하는 태도, 그리고 솔직한 대화가 아이의 자존감을 높이는 열쇠”라고 조언했다.


NGO ‘MSG’ 설립… “공동체가 함께 문제 해결해야”

김 교수는 2007년 총격 사건 이후, 이민자 가정 청소년들의 정체성 문제 해결을 위해 NGO ‘MSG(Mustard Seed Generation)’를 설립했다. MSG는 청년 리더십 컨퍼런스와 정신건강 프로그램을 통해 커뮤니티 기반의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오는 26일 강연, ‘자존감의 모든 것’ 집중 조명

김 교수는 오는 26일 열릴 예정인 강연에서 ‘자존감’의 개념과 중요성, 자존감·자존심·자부심의 차이, 효과적인 칭찬법, 부모의 자존감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 그리고 ‘아버지 효과’ 등을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그는 “자존감은 아이의 현재뿐 아니라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심리적 자산”이라며 “부모가 바뀌어야 아이가 바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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