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서 온라인 사기에 연루된 혐의를 받는 한국인 73명이 23일 한국으로 송환돼 본격적인 수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이는 해외에서 활동하던 한국인 범죄 혐의자들이 집단으로 송환된 사례 가운데 최대 규모입니다.
한국 정부에 따르면, 이들 피의자 73명은 온라인 사기를 통해 한국인 피해자들로부터 총 486억 원 상당의 금전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전세기를 이용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이들은 남성 65명과 여성 8명으로, 곧바로 경찰서로 이송됐습니다.
이들은 수갑을 찬 채 마스크를 착용하고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버스에 탑승했으며, 최근 수개월간 캄보디아 당국의 단속 과정에서 체포된 약 260명의 한국인 가운데 일부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 관계자인 유승률 고위 간부는 공항 브리핑에서 “국민에게 피해를 주는 범죄에 대해서는 끝까지 추적해 관련자들을 검거하고,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묻겠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사안은 지난해 여름, 캄보디아의 한 사기 조직에서 강제로 일하던 한국인 유학생이 숨진 채 발견되면서 국내 여론의 공분을 산 바 있습니다. 당시 당국은 해당 유학생이 고문과 폭행 끝에 사망한 것으로 판단했으며, 한국 정부는 공동 대응을 위해 지난해 10월 캄보디아에 정부 대표단을 파견했습니다.
이번에 송환된 피의자들 가운데에는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한 연애 사기로 약 100명으로부터 120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 부부도 포함돼 있습니다. 법무부는 이들의 송환을 위해 캄보디아 정부와 10차례가 넘는 화상 협의를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외교부 관계자인 유병석 고위 당국자는 공항에서 “이번 송환에 협조해 준 캄보디아 정부에 감사드린다”며 “캄보디아 내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사기가 근절될 때까지 양국 간 긴밀한 공조를 이어가길 기대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인신매매를 통해 유입된 외국인들이 연애 사기나 가상화폐 사기에 동원되는 사례가 확산되고 있으며, 유엔 마약범죄사무소 추산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전 세계 사기 피해액은 최소 180억 달러에서 최대 370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캄보디아 정보부 장관 네트 페악트라는 성명을 통해 “이번 한국인 73명과 미얀마 국적자 136명의 추방은 국경 간 범죄와 첨단 기술 사기를 근절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의 일환”이라고 밝혔습니다. 캄보디아 당국은 최근 7개월간 23개국 국적자 5,106명을 체포했으며, 이 가운데 4,534명을 본국으로 송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올해 1월에는 대규모 온라인 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를 받는 중국계 재벌이 체포돼 중국으로 인도되기도 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이후 캄보디아에서 송환된 한국인 사기 혐의자는 약 130명이며, 라오스와 베트남, 태국, 필리핀 등지에서도 20여 명이 추가로 송환됐습니다. 이번 송환 이후에도 약 60명의 한국인이 캄보디아에 구금된 상태로 송환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한국 정부는 지난해 10월 기준, 약 1,000명의 한국인이 캄보디아 내 사기 조직에 연루돼 있는 것으로 추정했으며, 이 가운데 일부는 강제 노동 피해자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