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바이오 기업 모더나와 머크가 공동 개발한 개인 맞춤형 엠알엔에이 암 치료제가 3상 임상시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내놓으면서 암 치료 분야에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고 있습니다.
두 회사는 지난 19일 고위험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3상 임상시험에서 개인 맞춤형 엠알엔에이 치료제인 인티스메란과 머크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를 함께 투여한 환자들이 키트루다만 투여받은 환자들보다 암 재발과 전이 없이 지내는 기간이 유의미하게 개선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번 임상시험에는 수술을 통해 종양을 제거한 1,137명의 흑색종 환자가 참여했습니다. 환자들은 인티스메란과 키트루다를 함께 투여받는 그룹과 키트루다만 투여받는 그룹으로 나뉘어 치료를 받았습니다.
이번 치료법의 가장 큰 특징은 환자마다 백신을 다르게 만든다는 점입니다.

먼저 환자의 종양을 분석해 암세포에만 나타나는 특정 유전자 변이를 찾아낸 뒤, 이를 표적으로 삼도록 개인별 엠알엔에이 치료제를 제작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치료제가 환자의 면역체계에 암세포의 특징을 인식하도록 훈련시키는 방식입니다.
기존의 일반적인 백신처럼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물질을 투여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암에 맞춰 치료제를 제작하는 개인 맞춤형 접근법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번 3상 시험의 구체적인 수치와 전체 데이터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회사 측은 재발 없이 생존하는 기간과 다른 장기로 전이되지 않고 생존하는 기간이라는 주요 평가 항목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고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결과를 확인했다고 밝혔으며, 전체 데이터는 향후 국제 학술대회에서 발표할 예정입니다.

앞선 2상 연구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결과가 공개됐습니다.
5년 추적 관찰 결과 인티스메란과 키트루다를 함께 투여한 환자들은 키트루다만 투여받은 환자들보다 암 재발 또는 사망 위험이 49% 낮았으며, 원래 암이 발생한 부위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전이되거나 사망할 위험은 59% 낮았습니다.
2상 연구에서는 2년 반 시점의 암 재발 없이 생존하는 비율도 병용치료군이 74.8%로 키트루다 단독군의 55.6%보다 높았습니다. 다만 이러한 결과는 157명이 참여한 2상 연구에서 나온 것으로, 이번 대규모 3상 연구 결과와는 구분해서 해석해야 합니다.
이번 결과가 중요한 이유는 엠알엔에이 기술이 코로나19 백신을 넘어 암 치료 분야에서도 실제 임상적 효과를 입증할 가능성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특히 암은 같은 종류의 암이라도 환자마다 유전자 변이가 다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암세포의 개인별 특성을 분석해 면역체계가 해당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만드는 맞춤형 치료법은 앞으로 암 치료의 중요한 방향 가운데 하나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이번 결과를 두고 곧바로 “암을 정복했다”거나 “모든 암을 치료할 수 있게 됐다”고 표현하는 것은 아직 이릅니다.
현재 확인된 3상 결과는 고위험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며, 전체 생존율에 대한 구체적인 결과도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규제기관의 승인 절차도 남아 있습니다.
더욱이 이 치료법이 모든 종류의 암에서 동일한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모더나와 머크는 흑색종 외에도 비소세포폐암, 방광암, 신장암, 췌장암, 위암 등 여러 암을 대상으로 관련 임상시험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햄톤로드 한인사회에서도 이번 연구 결과는 관심을 가질 만한 의학 소식입니다. 특히 암 진단을 받았거나 가족 중 암 환자가 있는 한인들은 앞으로 개인 맞춤형 면역치료와 엠알엔에이 기반 치료법이 실제 치료 현장에 어떻게 적용될지 관심 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개발 단계의 치료법을 검증되지 않은 치료나 건강보조식품과 혼동해서는 안 됩니다.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됐다는 사실과 일반 환자가 당장 병원에서 치료받을 수 있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연구가 성공적으로 최종 승인까지 이어진다면 암 치료 방식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됩니다. 암세포를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치료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환자 개개인의 암 유전자 정보를 분석하고 그 암에 맞는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치료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모더나와 머크의 이번 3상 성공은 암 치료의 완성이라기보다 개인 맞춤형 암 치료 시대가 현실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는 신호로 평가하는 것이 적절해 보입니다.
앞으로 공개될 전체 3상 데이터와 미국 식품의약국의 심사 결과, 실제 생존율 개선 여부가 이 치료법이 진정한 암 치료의 혁신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전망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