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이츠코위츠 (HEA 그룹 대표, 前 미 교육부 대학 성적표 디렉터)
2025년 10월 2일
미국의 고등교육은 지금 신뢰 위기에 직면해 있다.
미국인 절반 이상이 “대학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믿지 않는다. 졸업 후 일자리를 찾지 못한 채 학자금 빚에 허덕이는 졸업생들의 이야기는 “대학이 과연 투자할 가치가 있는가”라는 회의론을 더욱 키운다.
원인은 다양하다. 누군가는 급등한 등록금을, 또 다른 이는 대학이 예전만큼의 경제적 이익을 보장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대학 관계자들은 이런 비판이 과장됐다고 항변하지만, 결국 한 가지는 분명하다.
고등교육은 다시 한 번 ‘경제적 성공으로 가는 확실한 길’로 인정받기 위해 스스로를 혁신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한 이미지 문제가 아니라, 미국의 경제 경쟁력과 직결된 문제다.
가정이 대학의 가치를 믿지 않으면, 입학률은 줄고 정치적 지원도 약해진다. 결과적으로 대학 재정은 악화되고 등록금은 더 비싸져 신뢰는 더 떨어진다 —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문제는 이대로 두면 더 심각해진다는 점이다.
불과 6년 후면 전체 일자리의 약 72%가 대학 수준 이상의 교육 또는 직업훈련을 요구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즉, 경제는 점점 더 ‘지식 중심’으로 변하고 있는데, 사회는 그 현실과 반대로 가고 있다. 이는 미국의 숙련 노동력 확보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은 있다.
대학에 대한 신뢰를 회복시킬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도구는 이미 존재한다.
연방 및 주정부의 데이터베이스에는 학생들이 무엇을 공부했고, 졸업 후 얼마나 버는지가 기록되어 있다.
또한 노동시장 통계는 어떤 산업이 성장 중이며, 어떤 기술이 필요한지를 보여준다.
이 정보를 결합하면 핵심적인 질문에 답할 수 있다.
“이 교육이 내가 투자한 시간과 돈에 걸맞은 좋은 일자리로 이어지는가?”
데이터를 활용하면 어떤 프로그램이 지역 산업과 연계되지 못했는지, 졸업생에게 충분한 직업 지원을 제공하지 못했는지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학생들은 계속 시간과 돈을 낭비하게 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핵심 영역에서의 정직한 평가가 필요하다.
- 졸업 이후의 성과 추적
학생이 졸업장을 받은 뒤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취업 현황을 추적해야 한다.
졸업생이 좋은 일자리를 얻는가? 급여는 교육비를 정당화하는가? 커리어는 발전하고 있는가?
이런 질문을 대학 스스로에게 던져야 한다. - 지역 일자리와의 연계 강화
많은 대학이 실제 지역 고용시장과 무관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현재 ‘중간 기술 수준’ 자격증 중 약 28%는 노동시장과 명확한 일자리 연결이 없다.
마치 휴대전화 시대에 교환원 교육을 하는 격이다.
대학은 산업 수요에 맞춰 커리큘럼을 주기적으로 조정해야 한다. - 교육 내용과 직무 기술 간의 격차 해소
자격증이나 학위가 일자리와 연계되어 있더라도, 실제 필요한 기술과 배운 내용이 맞지 않으면 졸업생은 경쟁력을 잃는다.
예를 들어 경영학 전공자는 많지만, 데이터 분석이나 인공지능 활용 능력이 부족하다면 시장에서 뒤처질 수 있다.
대학은 이런 불일치를 졸업 전에 해결해야 한다.
이러한 변화는 상식적이지만, 동시에 고등교육의 근본적인 재구성을 요구한다.
일부는 당연히 저항할 것이다.
정치권은 대학이 문을 닫을까 우려하고, 교수진은 프로그램 축소나 단순화된 목표를 걱정한다.
그러나 아무런 책임도 묻지 않은 채 신뢰를 잃고 세계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이 훨씬 더 위험하다.
개별 대학이 스스로 바뀌기는 어렵기 때문에 외부의 압력과 제도적 개혁이 필요하다.
최근 의회는 대학 프로그램이 고등학교 졸업 이상의 경제적 가치를 증명하도록 요구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공립대학에 막대한 예산을 지원하는 각 주 정부 역시, 성과 중심의 평가를 통해 대학의 가치를 입증하도록 해야 한다.
학생을 오히려 더 가난하게 만드는 프로그램을 계속 지원하는 것은 세금 낭비일 뿐 아니라 사회적 불평등을 악화시킨다.
그러나 대학이 데이터와 결과를 통해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하면, 모든 이가 이익을 얻는다.
학생은 더 나은 투자를 하게 되고, 대학은 신뢰를 회복하며, 국가는 경쟁력 있는 인재를 확보하게 된다.
미래는 말이 아닌 결과로 자신들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대학의 것이다.
이제 문제는 “대학이 가치 있는가?”가 아니라,
“우리의 대학이 그 가치를 투명성과 책임으로 보여줄 준비가 되어 있는가?”이다.
데이터와 성과로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해야 할 시대는 이미 시작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