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폭】— 서양 미술계의 최고 수준에서 이름을 떨쳤던 미국 화가 수전 왓킨스(Susan Watkins)의 작품들이 현재 크라이슬러 미술관(Chrysler Museum of Art)에서 전시 중입니다.
그녀는 1913년, 38세의 젊은 나이에 노폭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생전 파리와 뉴욕에서 작품을 선보이며 양대 대서양 미술계에서 주목받았던 그녀의 작품들은 남편이 소장해오다 지역 미술관에 기증되었고, 지금은 크라이슬러 미술관이 그 최대 소장처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전시 ‘수전 왓킨스과 진보 시대 여성 화가들(Susan Watkins and Women Artists of the Progressive Era)’은 지난 10월 개막해 2026년 1월 11일까지 이어집니다.

여성 예술가들의 도전과 시대적 한계
이번 전시는 왓킨스의 예술적 성취뿐 아니라, 20세기 초 여성 화가들이 직면했던 사회적 제약과 예술적 도전도 함께 조명합니다. 당시 여성들은 명문 미술학교 입학이 제한되거나 남성보다 높은 학비를 내야 했으며, 종종 여성 전용 수업으로만 참여가 허락되었습니다.
왓킨스는 1875년 캘리포니아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뉴욕으로 이주했습니다. 아버지가 신문사 편집장으로 일하던 시절, 그녀는 명문 예술학교인 아트 스튜던츠 리그(Art Students League)에 입학해 본격적인 미술 교육을 받았습니다.
파리에서 꽃핀 예술 세계
20대 초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왓킨스는 서양 미술의 중심지였던 프랑스 파리로 건너갔습니다.
그곳에서 아카데미 줄리앙(Académie Julian)과 아카데미 비티(Académie Viti) 등 유수의 미술학교에서 공부하며 1899년부터 유럽과 미국 주요 전시회에 작품을 출품했습니다.
그녀의 작품은 파리 살롱(Paris Salon), 뉴욕 내셔널 아카데미 오브 디자인(National Academy of Design), 시카고 미술연구소(Art Institute of Chicago) 등에 걸렸으며, 언론에서도 호평을 받았습니다.
크라이슬러 미술관의 전(前) 미국미술 큐레이터 코리 파이퍼(Corey Piper)는 “당시 비평가들은 왓킨스를 파리에서 활동하는 가장 뛰어난 미국 여성 화가 중 한 명으로 꼽았다”고 평가했습니다.
노폭에서의 짧지만 빛난 마지막 시간
왓킨스는 유럽에서 성공적인 초상화가로 자리 잡은 뒤 귀국해 노폭의 은행가 골즈버러 서펠(Goldsborough Serpell)과 결혼했으나, 결혼 2년도 채 되지 않아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녀의 작품 세계는 사실주의와 자연주의적 묘사를 바탕으로 인물과 공간의 심리를 섬세하게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전시 구성
이번 전시는 왓킨스를 비롯한 20명의 여성 화가들의 작품 약 75점을 다섯 개의 주제로 구성했습니다.
- Academic Pursuits: 여성 예술가들의 교육 환경과 미술학교의 역할
- American Artists on an International Stage: 여성 화가들의 국제적 명성 확보 전략
- Interiority and the Psychology of Spaces: 가정 공간을 창조적 영감의 장으로 탐구
- Portraits and Artistic Networks: 초상화를 통한 사회적·직업적 관계 형성
- An Artist Abroad: 유럽 풍경과 도시를 담은 왓킨스의 회화 세계
관람 안내
- 기간: 2025년 10월 ~ 2026년 1월 11일
- 시간: 화~토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 / 일요일 정오~오후 5시
- 장소: 크라이슬러 미술관(Chrysler Museum of Art), 원 메모리얼 플레이스(One Memorial Place), 노폭
- 입장료: 무료
- 문의: chrysler.org
노폭에서 짧은 생을 마감한 수전 왓킨스. 그러나 그녀의 그림들은 세월을 넘어 여전히 관람객들에게 그녀의 예술적 열정과 시대를 초월한 감동을 전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