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초에 한 번에 내야 하는 월세가 큰 부담이 되면서, 최근 미국에서는 월세를 나누어 낼 수 있는 이른바 ‘렌트 먼저, 나중에 결제’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편리함 뒤에 숨은 각종 수수료와 높은 실질 이자율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 서비스는 월세 전액을 한 번에 내기 어려운 세입자를 대신해 업체가 집주인에게 먼저 월세를 지급하고, 세입자는 이를 한 달 안에 두 번 또는 여러 번에 나누어 갚는 방식입니다. 최근 주거비 상승과 불규칙한 소득 구조로 인해 특히 저소득층과 플랫폼 노동자들 사이에서 이용이 늘고 있습니다.
미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미국의 평균 임대료는 지난 5년간 약 28퍼센트 상승했습니다. 현재 미국 전체 가구 중 약 4천250만 가구가 세입자이며, 이 중 상당수는 월소득의 30퍼센트 이상을 월세로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40대 세입자 켈런 존슨 씨는 약 2년 전부터 ‘플렉스’라는 서비스를 이용해 월세를 나누어 냈습니다. 그는 매달 1천850달러의 월세 중 1천350달러를 월초에 내고, 나머지 500달러를 중순에 납부했습니다. 하지만 이 편의를 위해 매달 약 33달러의 구독료와 수수료를 추가로 부담해야 했습니다.
존슨 씨는 당시 아마존 배송 계약직으로 일하며 수입이 일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비용을 알면서도 서비스를 선택했다고 밝혔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수수료가 실제로는 매우 높은 이자율로 계산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존슨 씨의 경우 500달러를 2주 동안 미룬 대가로 지불한 비용을 연이율로 환산하면 약 170퍼센트에 달합니다.
소비자 단체들은 이러한 서비스가 단기 대출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특히 “수수료 없음”이나 “이자 없음”이라는 표현에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비용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대표적인 업체로는 플렉스와 리블이 있으며, 최근에는 ‘선구매 후결제’ 서비스로 유명한 어펌도 월세 분할 결제 시장에 시범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어펌은 이자와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월 35달러에서 50달러에 이르는 별도의 구독 서비스에 가입해야 합니다.
또 다른 대안으로 일부 집주인들은 신용카드 결제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카드 수수료가 세입자에게 전가되어 월세의 2.5퍼센트에서 3.5퍼센트에 해당하는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과 세입자 보호 단체들은 이러한 금융 상품들이 월세 부담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합니다. 오히려 이러한 서비스가 보편화될 경우, 집주인들이 세입자의 월간 현금 흐름을 고려해 임대료를 더 인상할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월세 분할 결제 서비스를 이용하기 전, 수수료 구조와 실제 부담 비용을 꼼꼼히 따져보고 장기적인 재정 계획에 미치는 영향을 신중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