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니스트 이현구
7월 4일, 미국 전역이 자유와 독립을 기념하는 불꽃으로 물듭니다. 이 날은 1776년, 13개 식민지가 대영제국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미국의 탄생일’이며, 수많은 미국인들이 조국의 자주와 자유를 기뻐하며 바비큐와 퍼레이드, 불꽃놀이로 하루를 축제처럼 보냅니다.
그러나 이민자의 눈으로 바라본 7월 4일은 조금 다른 감정을 불러일으킵니다. 자유의 소중함을 실감하고, 독립의 의미를 더 깊이 되새기게 되며, 동시에 나의 모국 대한민국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대한민국에도 비슷한 날이 있습니다. 바로 8월 15일 광복절입니다. 일제강점기 35년의 고통 끝에 맞이한 해방의 날이자, 민족의 존엄성을 되찾은 역사적인 순간입니다. 그러나 광복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곧이어 찾아온 남북 분단, 6.25 전쟁, 그리고 지금까지 이어지는 휴전과 대치. 자유를 되찾았지만, 아직 완전한 자주와 통일에는 이르지 못한 우리의 현실은 그날의 의미를 더욱 복잡하게 만듭니다.
이처럼 세계 각국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독립과 해방, 통일을 기념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은 1975년 4월 30일, 사이공 함락과 함께 북베트남과 남베트남이 하나가 되었고, 이 날을 ‘남부 해방의 날’이자 통일의 날로 기념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희생을 거쳐 이룬 통일이지만, 이후 경제개방과 발전을 통해 베트남은 오늘날 아시아의 성장 국가로 거듭났습니다.
독일은 냉전의 상징이었던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후, 1990년 10월 3일을 ‘독일 통일의 날’로 제정했습니다. 동서독이 평화적으로 하나가 된 이 날은 전 세계에 감동을 안겨주었고, 많은 한국인들에게도 통일의 희망을 다시 불러일으켰습니다. 독일은 통일 후 사회적,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지만, 국민의 합의와 헌신을 바탕으로 점차 균형을 회복하며 유럽의 중심 국가로 자리잡았습니다.
이러한 나라들의 역사를 바라보며, 우리는 묻게 됩니다.
“대한민국의 ‘통일의 날’은 언제쯤 찾아올 수 있을까?”
그날이 오기를 바라는 마음은 단지 정치적 이상이나 민족적 감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닙니다. 오랜 분단으로 가족이 갈라지고, 대치 속에 살아가는 불안한 평화가 지속되는 현실을 극복하고, 한반도에 진정한 안정을 정착시키기 위한 현실적 필요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무력이나 대립이 아닌, 평화와 상호존중을 바탕으로 한 통일을 희망합니다. 총성과 전쟁이 아닌 대화와 교류로, 증오와 적대가 아닌 공존과 화해로 이루어지는 통일.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자유와 독립의 완성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은 통일이 먼 이야기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독일도, 베트남도 한때는 상상조차 어려운 분단 상태였습니다. 우리가 그 역사를 되새기며 희망을 잃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우리도 “10월 3일 독일처럼”, “4월 30일 베트남처럼”, 대한민국의 ‘통일의 날’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올해 7월 4일, 미국의 하늘을 수놓는 불꽃놀이를 보며 우리는 각자의 자유를 되새깁니다. 그리고 조용히, 묵묵히 마음속에 그려봅니다. 언젠가 한반도에도 평화의 불꽃이 하늘을 밝히는 그 날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