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의 뇌에서도 새로운 신경세포(뉴런)가 지속적으로 생성된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나왔습니다. 이는 성인이 되면 뇌세포 생성이 멈춘다는 기존 학설을 뒤바꾸는 획기적인 발견으로, 학계와 의료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의 요나스 프리센 교수 연구팀은 성인의 뇌 해마에서 신경전구세포와 미성숙 뉴런이 활발히 생성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7월 3일 발표했습니다. 해마는 기억 저장과 감정 조절을 담당하는 뇌의 핵심 영역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신경전구세포 발견, AI로 증명
과거에는 인간의 뇌가 태어날 때 대부분의 신경세포를 형성하며, 성인이 되면 그 수가 줄어들기만 한다는 것이 정설이었습니다. 일부 동물에서는 성체 뇌에서도 뉴런 생성이 관찰되었으나, 인간의 경우 이를 뒷받침할 신경전구세포의 존재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아 미스터리로 남아 있었습니다.
연구팀은 이 ‘잃어버린 연결고리’를 찾기 위해 인공지능(AI)을 활용했습니다. 어린이 뇌 조직에서 신경전구세포의 고유한 유전자 활동 패턴(RNA 서열)을 추출한 뒤, 세 가지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적용해 이를 표지로 삼아 신경전구세포를 탐지했습니다. 이후 0세부터 78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기증 뇌 조직을 정밀 분석한 결과, 13세에서 78세 사이의 19개 뇌 중 12개에서 신경전구세포를, 그리고 하나를 제외한 모든 뇌에서 갓 생성된 미성숙 뉴런을 발견했습니다.
해마 중심의 뉴런 생성, 기억력과 연관
새로 생성된 뉴런은 주로 해마의 치상회 영역에 집중되어 있으며, 이 영역은 새로운 기억 형성과 학습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는 성인 뇌의 신경 발생이 기억력과 학습 능력 향상에 기여할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흥미롭게도, 신경전구세포와 미성숙 뉴런의 수는 개인마다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특히 두 명의 성인 뇌에서 다른 이들보다 훨씬 많은 신경전구세포와 뉴런이 관찰되었으며, 이들 중 한 명은 간질 환자였습니다. 연구팀은 이러한 개인차가 기억력이나 뇌 건강의 차이와 관련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추가 연구의 필요성을 제기했습니다.
뇌 질환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
이번 발견은 알츠하이머, 우울증, 간질 등 뇌 질환 치료에 새로운 길을 열 수 있습니다. 동물실험에서 뉴런 생성 부족이 이러한 질병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바 있으며, 신경 발생을 촉진하거나 조절하는 방법은 새로운 치료법 개발의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의 공동 저자인 이오누트 두미트루 교수는 “신경 발생의 원리와 조절 방법을 이해하는 것은 다양한 뇌 질환 치료에 중요한 단서가 될 것입니다”라고 전망했습니다.
학계의 평가와 전망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독일 드레스덴 공과대학의 게르트 켐퍼만 교수는 과학 잡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과의 인터뷰에서 “이 연구는 성인 신경 발생에 대한 논쟁을 종결짓는 중요한 전환점입니다”라며 “이제 우리는 이 세포들이 뇌 기능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그리고 질병과의 연관성을 탐구하는 데 집중할 수 있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연구는 성인 뇌에서도 새로운 뉴런이 생성된다는 강력한 증거를 제시하며, 뇌의 가소성과 재생 가능성을 입증했습니다. 이는 기억력 향상, 뇌 건강 유지, 그리고 뇌 질환 치료 연구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줍니다. 앞으로 신경 발생의 원리와 이를 활용한 치료법 개발에 대한 후속 연구가 기대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