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급등과 보장 축소에 미국 가계 부담 가중
미국의 건강보험 제도인 ‘어포더블 케어 액트(ACA, 일명 오바마케어)’에 가입한 수백만 명의 미국인들이 정부 보조금 종료를 앞두고 큰 경제적 부담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한시적으로 제공되었던 강화된 세액공제 보조금이 이달 말로 종료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보조금이 사라질 경우 보험료는 급격히 인상되고, 보험 보장 수준은 오히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로 인해 일부 가정은 더 열악한 보험 상품으로 옮기거나, 아예 건강보험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고 있습니다.

연방 의회는 최근 해당 보조금을 연장하기 위한 논의를 이어왔으나, 상원은 관련 법안을 부결시켰고 하원 공화당이 추진 중인 의료 패키지에도 보조금 연장안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2026년부터 다수의 가입자들이 훨씬 높은 보험료를 부담하게 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위스콘신주 소여 카운티에 거주하는 채드 브런스 씨 부부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58세의 퇴역 군인이자 전직 소방관인 브런스 씨와 그의 아내는 올해까지 월 2달러의 보험료로 공제액 4,000달러 미만의 골드 플랜에 가입해 왔습니다. 그러나 내년에는 같은 보험료가 월 1,600달러로 급등하면서, 공제액이 1만 5,000달러에 달하는 브론즈 플랜으로 옮길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부부는 의료비 부담이 자칫 파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미시간주 그랜드 블랑에 거주하는 데이브 루프 씨 가족은 아예 무보험 상태를 선택하기로 했습니다. 자영업자로 생계를 유지하는 이 가족은 현재 월 500달러의 보험료를 내고 있으나, 보조금 종료 후에는 최소 월 700달러 이상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연 소득 약 7만 5,000달러 수준에서는 감당이 어렵다고 판단해 내년에는 보험을 해지하고 현금으로 의료비를 지불할 계획입니다.
네바다주 헨더슨에 사는 37세 싱글맘 카텔린 프로보스트 씨 역시 큰 부담을 느끼고 있습니다.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그는 현재 월 85달러를 내고 있으나, 내년에는 보험료가 약 750달러까지 오를 예정입니다. 그는 일단 1월 한 달은 인상된 보험료를 감당한 뒤, 의회의 결정에 따라 이후를 판단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만약 보조금이 연장되지 않을 경우, 본인은 보험을 해지하고 딸의 보험만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보조금 종료가 중산층과 자영업자, 은퇴자 등에게 특히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미 생활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의료비까지 급증할 경우 가계 재정에 심각한 압박이 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의회가 남은 기간 동안 추가 논의를 이어갈 가능성은 남아 있으나, 현재로서는 보조금 연장이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많은 ACA 가입자들은 불확실한 미래 속에서 보험 유지와 생계 사이에서 어려운 선택을 강요받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