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크레딧카드 사용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팬데믹 이후 빠르게 늘어난 카드 부채와 평균 22%에 달하는 고금리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현금이나 데빗카드 사용을 선호하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
비자와 마스터카드가 제공한 최신 결제 데이터에 따르면, 팬데믹을 지나며 1조 달러를 돌파했던 크레딧카드 잔액 증가세가 최근 둔화되고 있으며, 2024년 말부터는 데빗카드보다 크레딧카드 사용 증가율이 낮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는 약 4년 만에 처음 나타난 변화로, 과소비 억제 흐름으로 해석된다.

지난 몇 년간 고물가 환경 속에서 카드 사용이 급증했으나, 최근에는 학자금 대출 상환 재개, 고금리 카드 대금, 가계 부담 증가 등으로 소비자들이 신규 부채에 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카드사들 또한 카드 발급 대상을 보다 엄격하게 선별하는 모습이다.
크레딧 점수 집계 기관 트랜스유니온은 “부채가 급증한 이후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소비를 억제하는 단계로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2022년에는 여행·외식 등 재량 소비가 회복되며 크레딧카드 사용이 데빗카드보다 7배 빠르게 증가했지만,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데빗카드 사용액이 6.57% 증가한 데 반해, 크레딧카드는 5.65% 증가에 그쳤다.
또한, 개인대출을 통한 카드 빚 상환도 늘어나고 있다. 트랜스유니온에 따르면 크레딧카드 상환을 위한 개인대출 발급이 전년 대비 18% 증가, 총액은 사상 최고치인 2,57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많은 소비자들이 높은 금리의 카드 부채를 보다 낮은 금리의 대출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대출을 통해 카드 부채를 상환하더라도, 1년 반 이내에 다시 카드 사용 한도가 채워지는 경우가 많다고 경고하며, 장기적인 금융 습관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 가계의 부채 관리 능력과 소비 패턴 변화가 주목되는 가운데, 신용사회로 운영되는 미국 경제의 방향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